생각이 흐르는 밤

시간이 흐르고 흘렀건만
오늘 밤에도 사회복지사로서의 내 마음에는
상념이 가득합니다.

20대 때의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마치 사회복지를 전부 다 알 것만 같았습니다.

30대 때의 나는 하나하나 몸으로 부딪치면서
이제 다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는 포기가 아니요
오히려 다음이 있다는 것을 엿본 덕분이며,
내겐 더 많은 시간이 기다리고 있음을 아는 까닭입니다.

40대에 이른 나는 스무 살의 그때처럼 나에게 다시 물어봅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시 이 길을 걷겠냐고…
돌아오는 대답이 없습니다.
다만 여러 이름들만이 떠오릅니다.

사회복지를 배운다는 것에 대해,
한없는 애정이 무엇인지에 대해,
학자란 어떤 것인지 몸으로 보여주신 여러 교수님

실천 현장에서 어떤 길을 가야할지 등으로 보여주신,
한참 앞서간 길을 돌아와 손잡고 이끌어주신,
말없이 기다리며 이제 왔냐고 토닥여주신 여러 선배님

만나면 반갑고, 즐겁고, 행복하고
때로는 부끄럽고, 미안하지만
그래도 만사 잊고 웃으며 스무살 그때로 돌아가게 하는 친구들

비록 지금 몸은 그때처럼 같이 있진 못해
아슬한 이름을 되뇌이다
그런 이름 하나,
하나를
손바닥에 써보고,
몰래 쥐어봅니다.

그런 이름 하나,
하나가
내 등을 떠민다고 생각하다
딴에 부끄러워진 까닭입니다.

그러다 가득한 상념을 떨어냅니다.
내가 그 길을 걸었듯이
누군가 부를 이름 중에 혹여
부끄러운 것이어서는 안되겠다
다짐합니다.

Ancora Imparo

Ancora Imparo(앙코라 임파로).

 

“Still I’m learning / 여전히 나는 배우고 있다로 번역되는 이 이탈리아어 문구는, 논어의 學而時習之 不亦說乎와 더불어 배움에 대해 메시지를 던지고 있어 좋아하는 경구이다.

그런데 ‘Ancora Imparo’는 흔히 87세의 미켈란젤로(Michelangelo)가 한 말로 알려져 있으며, 이 글을 인용한 책에 따라 몇 가지 버전으로 전달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그가 아끼는 물건에 새겨져있던 글귀다라는 설이 그것이다.

 

미켈란젤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장 위험한 일은, ‘목표를 너무 높게 잡아놓고 그것을 달성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너무 낮게 잡고 거기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켈란젤로는 진정 지칠 줄 모르는 노력파였다. 한밤중에도 종종 일어나 일을 했다. 그가 아끼는 물건 중에는 손수레로 모래시계를 끌고 있는 노인의 조각상이 있는데, 거기에는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다.

“나는 아직 배우고 있다.”

 

그리고 대략적으로 미켈란젤로가 노년에 그렇게 말했다라는 것이 다른 하나이다.


89세까지 평생 현역의 길을 걸었던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에게 그 비결을 묻자, 이렇게 얘기했다.
“나는 아직 배우고 있다.”

 

하지만 이는 미켈란젤로가 한 말도, 조각상에 새겨져있던 글귀도 아니다. 심지어 의미도 다르다.

 

우선 조각상이 아닌 그림에 새겨진 이 글귀는, Giuntalodi의 작품으로 배움의 열망 또는 끊임없는 노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노력의 무익함을 암시한다.

 

물론 그렇다고 그 의미가 퇴색되거나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어원을 찾고 또 확인하는 과정 또한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Ancora Imparo.

난 아직도 배우고 있다.

 

 

 

[출처] https://en.wikiquote.org/wiki/Michelangelo

 

Michelangelo - Wikiquote

Portrait of Michelangelo, by Daniele da Volterra. Michelangelo di Lodovico Buonarroti Simoni (March 6, 1475 – February 18, 1564), commonly known as Michelangelo, was an Italian sculptor, painter, architect, poet, and engineer of the High Renaissance who ex

en.wikiquote.org

[출처] Sylvie Deswarte-Rosa, 1988, "Domenico Giuntalodi, peintre de D. Martinho de Portugal à Rome", 
『Revue de l'Art』 80호: p.54

인권, 사회복지, 법 그리고 민주주의

"사회복지는 실천학문이다"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대학 사회복지학과를 다녔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0년을 건너, 사회복지현장에서 사회복지학을 실천하면서 이 짧은 문장을 통해 느끼는 소회는 늘 새롭습니다.

"사회"복지이기에 우리 사회의 합의된 가치의 전제가 중요하다고 믿었다가,
인권을 만나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옹호는 사회적 합의라는 표현으로 양보할 수 없다는 신념으로 발전하기도 하고,

다시 민주적 가치 속에서 다소 부족하고 더디더라도 한걸음씩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직면하기도 하기도 했었습니다.

어떤 관점으로 사회복지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실천방법은 매우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일관된 가치관을 정립한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지만 
어느 하나의 가치를 중요시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딜레마를 만나곤 했습니다.

인권과 사회복지 그리고 법와의 관계를 생각할 때면 떠오르는 문장이 있습니다.
국민학교 때 배웠고, 지금도 잊지못하는 한 문장은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다"라는 짧은 표현입니다.
인권을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 그리고 사회복지를 이러한 인권적 가치의 구체적 실현방법으로 보았을 때
사회복지는 법에 근간을 둬야할까요? 도덕에 근거를 두어야할까요?
나아가 인권과 사회복지의 한계는 이런 법적 근거에 한계를 갖는 개념일까요? 아니면 그 한계 너머를 지향하는 것일까요?

법과 제도로 들어갔을 때, 요즘 사회복지 현장이 부딪치는 한계 중 하나가 열거주의입니다. 
열거주의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는데요.
첫째, (작위의 열거) 법과 제도에 있는 것은 반드시 해라. 
하지만 이것이 법과 제도에 없는 것을 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둘째, (금지의 열거) 법과 제도에 금지하는 것은 하지마라. 
마찬가지로 법과 제도가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면 자율적 판단(재량)에 의한다가 바른 해석일 것입니다.

법의 태생적 속성인 도덕의 최소한, 그리고 인권적 관점에서도 마찬가지로 작위나 금지의 열거는 
개인의 자유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최소한이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열거주의를 넘어서는 것은 곧 사회복지가 인권을 지향하기 위해 
법적 제도적 한계의 극복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한다는 것과 다름아닐 것입니다.
실제로 사회복지는 짧은 제도적 역사에도 불구하고 그 태생이 
정치, 경제, 종교 등의 전통적 영역의 한계에서 출발한 바 
기존의 개념을 보완하거나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개념들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법이 바로 민주주의가 아닌가 합니다.
어찌보면 법은 제한하고, 인권은 풀어주고, 민주주의는 통합하지 않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법, 인권, 민주주의. 
어쩌면 이 하나하나가 상호 보완하면서 상생하고 발전하는 과정에 놓여있고, 
사회복지는 그 시험무대 같다는 생각입니다.

오늘날 사회복지는 과거 선별주의에서 보편주의로 변모하고 있으며, 많은 시험대를 거치고 있습니다.
무상급식, 기본소득 등이 예가 될 것입니다.
어찌보면 인권과 사회복지는 본래 한배에서 태어났으나, 
서로를 모른 채 다른 곳에서 자라 나중에서야 다시 만난 형제같다는 느낌입니다.
그 출발선이 같았고, 필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개념들.
사회복지가 보편적 복지라는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가치적 근거를 인권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새로운 것이라서가 아니라 같은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사회복지는 인권과 달리 늘 한계에 봉착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의 한계이지 그 학문적 한계나 실천적 한계는 아닐 것입니다.

법과 제도라는 사회적 약속, 그 속에서 인권을 지향하는 사회복지는 
민주주의라는 더디더라도 함께 나아가자는 가치 속에서 가장 조화로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인권, 사회복지, 법 그리고 민주주의.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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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시설 채용면접의 실제

사회복지현장에서는 다양한 형식으로 채용면접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엔 이미 법이나 지침에 있는 공개채용의 원칙이 아니라, 현장에서 주로 하는 질문은 어떤 것들이고, 이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정리해보았다.

 

우선은 채용면접 시나리오이다.

면접을 구조화하지 않고 닥쳐서 진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좋은 인재를 뽑는데에도 방해가 된다.

채용면접의 진행 순서(시나리오)

 

한편 면접 평가표가 옛날 방식으로 구성된 경우도 있다.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채용절차법)」에 따라 하지 말아야 할 질문들도 있는 바, 신중히 면접문항을 구성하여야 할 것이다. 아래는 새롭게 재편한 우리 복지관의 면접 평가표이다. 

면접 평가표 문항(평정요소) 정리

 

현장과 학생 모두에게 있어 구조화된 면접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현장에 맞춤형 질문들과 사례형 질문들이 보다 풍성해지길 바란다.

 

2019-1128 사회복지시설 채용 면접의 실제.pp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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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 내용은 2019년 11월 28일 부산가톨릭대학교 노인복지보건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모의 채용면접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참고자료>

https://brunch.co.kr/@comento/64
㈜ 코멘토, 2017-04-05, 입사 면접에서 꼭 나오는 질문, 현직자가 예상한 1,200개의 면접 질문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089063
허핑턴포스트 이창연, 2014-04-04, 좋은 직원을 채용할 수 있는 최고의 면접 질문 13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채용절차법)」 
채용시 하지 않아야 하는 질문들: 직무수행과 관련없는
- 신체적 특성(키, 체중 등) 또는 외모 관련 질문 
- 출신지역, 재산 정도를 묻는 질문
- 성적 지향, 종교, 정치적 성향에 관한 질문
- 가족(학력, 직업, 재산 등)의 개인정보에 관한 질문
- 혼인 여부, 연인 관계에 관한 질문
- 이전 직장에서의 이직 사유

장연진·정선욱(2008) “사회복지 지원자의 채용면접 인상관리전략에 관한 질적 연구” 「한국사회복지학」 60(1), p.95

부산시 사회복지법인시설 업무가이드의 개정을 위한 담론2: 중심을 현장으로

논의의 중심을 현장으로 

두번째 이야기는 왜 수많은 논점들에 대해 그 결정을 부산시에 위임하는가이다.
우리는 사회복지전문가로서 재량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스스로 그 전문성을 던져버린 채, 일개 공무원 하나에 4천 현장사회복지사의 생사여탈권을 쥐워주고 있으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법에 왜 없는가? 지침에 왜 없는가를 생각해 본 적 있는가?

그것은 그 정도로 중요하지 않다는 이유이며, 각기 다른 입장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자율에 맡기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에서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하고 있는가? 시시콜콜 작은 것 하나하나 내가 해당되는지 마는지를 따져서 묻고, 또 지침을 만들어서 확실히 해달라고 칭얼댄다. 그 결과 부산시 법인·시설지도팀은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 누가 그들을 그렇게 괴물로 키웠는가? 그들의 손에 우리를 때릴 몽둥이를 쥐어준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면 결국 망가지고 마는 것은 우리 자신일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업무가이드가 할 수 있는 분야가 있고, 없는 분야가 있다. 할 수 있는 분야에서의 성과를 폄하하고자 함이 아니라 할 수 없는 부분을 건드리면서 발생한 문제와 그 과정에서 변해버린 부산시의 작태, 그리고 너무나 무능했던 우리 자신에 대한 분노이다.


지금에라도 해야할 일은 명확하다. 더이상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 못한 채 마구잡이로 괴물에게 질문이라는 먹이를 던지는 일을 중단해야한다. 각 직능단체협회는 질문을 취합해 던질 것이 아니라, 잘못된 판단에 대해 근거를 갖고 대응하고, 더 상위의 규정에 의거하여 방향성을 잡아가는 일을 해야만 한다.

 

...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