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의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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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학 전공자로서 참 많은 학생들이 2년 혹은 4년의 정규과정을 마치고서도 사회복지가 무엇인지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나에게 있어 언제나 가슴답답한 일이었다.
사실 주위의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어려운 사람 도와주는 일"이라고 오히려 더 쉽게 대답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일" 사회복지를 이렇게 정의 내렸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이 있는가?
의사가 무얼하는 사람이냐고 물으면 우리는 주저 없이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같은 맥락에서 사회복지사는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정의 내렸을 때 모순이 있는가?
사실 이런 대답을 쉽게 하지 못하는 것은 사회복지사에게 족쇄처럼 따라다니는 전문가 논쟁 때문이 아닌가 혼자 추측해 본다.

 

우리가 무언가를 정의내린다는 것은 그것에 대해 다른 사람이 더이상 질문을 하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를 갖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방법에 대해서 우리는 국민학교에서 육하원칙이라는 것을 통해 이미 배워오지 않았던가? 사실 이 육하원칙은 영어로 5W1H 즉 의문사이다.
질문이라는 것이 매우 많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그 경우의 수는 그닥 많지 않으며, 대표적인 것이 Yes/No 그리고 5W1H로 갈음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여섯가지 질문을 바탕으로 사회복지의 정의를 내릴 수 있다면 명쾌해지지 않겠는가?

 

첫째, 누가 사회복지를 하는가? 그리고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해 사회복지학개론을 들은 학생이라면 누구나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앞선 질문의 답은 사회복지사이며, 이은 질문의 답은 클라이언트이다.
법에서 사회복지라는 용어의 사용 자체를 제한해 두고, 국가공인자격으로 사회복지사를 두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자격을 갖춘 사람이 해야만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사회복지사 이외의 사람들이 행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자선 또는 봉사라고 부르며, 그에 대한 책임성을 부과하지 않는다. 역으로 자격을 부여함으로써 책임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정규 과정을 이수하고, 실습을 통해 실력을 쌓은 후 시험을 쳐야 사회복지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클라이언트라는 용어는 그 자체에서 많은 점들을 시사하고 있다.
Client라는 용어를 번역하면 '의뢰인'이 된다. 즉 클라이언트는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있을 것, 그 문제를 혼자 힘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할 것, 전문기관에 그 문제의 해결을 의뢰할 것이라는 세가지 요소를 충족할 때 클라이언트라는 자격을 갖게 된다.

 

둘째, 언제 사회복지를 하면 될까?

 

사회복지는 욕구 및 필요성이 있을 때 그에 대한 대응으로 발생한다. 즉 예방할 수 있는 속성의 것이 아니며, 문제 발생에 따른 대응으로서만 존재한다.
따라서 문제가 발생한 즉시, 즉 즉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확인해야할 것은 욕구와 필요성이다. 클라이언트의 욕구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그것이 사회적 책임으로 개입이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개입이 가능하다.

 

셋째, 어디서 사회복지를 할까?

 

사회복지는 사회복지사업법에 사회복지시설에서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수많은 자선사업가들이 있으며, 각 종교계에서 많은 자선사업을 해 오고 있음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자선과 사회복지를 구분코자 함이다. 사회복지는 사회복지시설에서만 할 수 있다. 즉, 시설이 있어야만 실천이 가능하다.

 

넷째, 사회복지는 무엇을 하는 것일까?

 

당연한 얘기겠지만, 사회복지사업과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럼 어떤 일이 사회복지인가?
사회복지서비스의 상위개념은 휴먼서비스이다.
즉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어야만 한다.
또한 사회라는 단어가 붙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그 대응에 사회적 필요성을 담고 있어야 한다. 둘째에서 언급한 즉응성과 이어진다.
그리고 문제 해결이라는 클라이언트의 변화를 야기하는 것이어야 한다. 변화는 원래 상태로의 회복을 포함한다.
이를 위한 수단으로 우리는 재화와 용역을 제공하게 된다.

 

다섯째, 사회복지는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쉽게 표현하면 "잘", 조금더 표현해보면 "전문적으로" 해야만 할 것이다.
수행방법은 너무나 많은 방법이 있을 수 있어 모두 담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 요소는 풀어설명할 수 있다.
사회복지의 실천 가치를 바탕으로 체계화된 전문지식을 근거로 숙련된 전문기술을 활용하여 수행해야 한다.

 

여섯째, 왜? 사회복지는 어떤 실천 방향성을 갖고 있는가?

 

이에 대해서는 사회복지의 목적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회복지의 목적은 인간에 대한 존엄성, 자립생활 추구, 사회통합이라는 세가지 목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인간에 대한 존엄, 행복추구 등의 가치 이념은 모든 인간의 역할에 대한 것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바 차별적인 실천의 방향성은 이어지는 두개의 목적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립생활의 추구, 사회복지사업 또는 사회복지서비스는 그 궁극적인 목적이 자립생활의 추구인 바, 실천의 방향성 또한 이와 같아야 한다.
한편 사회통합, '사회'복지인 만큼 해결책 또한 복지시설의 일방적인 도움이 아닌 지역사회 내에서 자체적인 해결능력을 키워나가는 데 그 방향성을 둔다.

 

정리해 보자면, 사회복지는 전문가(사회복지사)에 의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가진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그 문제에 대응하여 개인적 자립과 사회적 통합을 목표로 사회복지시설에서 제공되는 일련의 전문적 대인 서비스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이걸 쉽게 말하면 "어려운 사람 도와주는 일"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Perlman이 얘기했던 사회복지실천의 구성요소인 4P 즉 Person, Problem, Place, Process와도 그 맥을 같이한다.

 

이상에서 사회복지의 정의를 좀 쉽게 내려보았다.
나아가 사회복지사라면 이러한 긴 설명을 한줄로 압축해 "사회복지는 ○○이다."라고 정의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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