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여행 episod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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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간밤의 피곤을 떨쳐버리고 눈뜬 아침, 산뜻한 산채비빔밥 한그릇으로 허기를 달랜다.
식사 전 아주머니를 도와 막걸리 통을 나르고 나니 서비스로 막걸리 한잔이 서비스로 나온다.
이어지는 두런두런 이야기에 두릅과 산나물을 넣어 부쳐낸 지짐 하나가 더해지고,
비빔밥에 얹는 달걀후라이도 하나에서 두개로 바뀐다.
아침부터 포식이다.

배가 든든하니 마음도 든든하다.
산을 보았으니 이제는 물을 볼 차례! 안동으로 방향을 정해본다.

가는 길에 있다는 지례예술촌을 중간 기착지로 정하고 출발~~
구불구불 굽은 도로를 돌아 눈에 들어온 것은 수령 700년의 거대한 은행나무 한그루!
멀리서 보아도 작은 동산만한 한 것이 눈에 띄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웅장함은 말 그대로 압권!



마치 전설속에나 나올 법한 은행나무를 향해 떼는 발걸음 또한 심상치 않다.
푸드득 날아오르는 풀벌레 떼를 지나 군무를 보여주는 호랑나비들을 지나면,
외길로 한참을 뻗어있는 돌다리 하나
모든 것이 감탄의 연속!
그 길의 끝에 은행나무는 고고한 자태를 드러내고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용계의 은행나무, 수령 700년에 높이 37미터, 둘레가 14.5미터에 달하는 이 나무는 바라보는 것만으로 경외를 불러일으켰다.
천년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이 나무 한그루를 눈에 담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찾아가는 길이 결코 후회되지 않을...

다시 차를 달려 가는 길은 또하나의 경이!
덩쿨들은 마치 제 안방인양 도로를 넘어와 가지를 뻗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달리는 차라고는 볼 수 없는 길~
그 길에서 임하호를 만났다.


고고히 서 있는 정자와 그곳에서 굽어보는 임하호의 멋진 풍광, 그리고 그 옆에는 속을 들여다 볼 수 없는 빽빽한 삼림이 이국적이기만 하다.


탄성에 또 탄성.. 잠시 쉬어가지 않을 수 없다.


지례예술촌으로 가는 길은 GPS도, 휴대폰도 끊기고 연결되기를 반복하는..
그길은 임하호의 옆에, 인적이라고는 닿지 않을 것만같은 그 숲으로 이어져 마치 이상한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처럼 우리를 설레게 했다.
그리고 드러나는 고택!!
예술가들이 모여사는 예술촌을 상상했었지만, 뜻밖의 고택은 만족을 주기에 충분했다.

고택은 전인미답의 억새밭과 그 너머에 있는 호수를 품고 있어 또하나의 흥취를 전하고..



KBS2 TV "1박2일"의 흔적이 남아있어 살짝 미소를 머금게 했다.



안동으로 가는 길에 들린 참이라 오래 머물 수는 없었지만, 자연을 벗삼은 고색 창연한 고택의 풍취는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는 십전이었다.

목적지로 가는 길은 또한 목적지가 아니었으니..
안동에서 헛제삿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는 사람의 인연을 따라 영주로 올라갔다.

여행에서 사람을 만나고 인연을 나눈다는 것만큼 좋은 것이 또 있을까?

그 길에서 인연을 싣고 부석사의 부처님과 부석의 신비를 돌아보고, 은행나무에 얽힌 과거의 추억에 함께 웃고..
소수서원에서 선비의 맑은 정신에 젖어본다.
길은 선비촌으로 이어지고, 경자바위의 전설과 소소한 풍경을 눈에 담는다.

서서히 지쳐가는 몸과 다리를 안고, 맛있는 묵밥 한그릇으로 해소하고는 영주로 돌아왔다.

이어지는 저녁에서 영주의 한우와 한잔 소주로 여흥을 즐기고,
모텔이 호텔로 바뀐 사연과 깎아주는 호텔비, 그리고 다방커피 세잔,
마티니 한잔에 글랜피딕은 서비스~
그렇게 밤은 깊어가고 이야기도 깊어간다.

사람이 사람이 만나면 이야기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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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여행 episod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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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후배들과 함께한 경주에서의 하루를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여름을 향한 여행의 발걸음을 떼었다.


늘 사진으로 보고 꼭 가보고 싶었던 주산지!
일단은 그곳으로 간다.
간밤의 피로가 채 가시지 않았지만, 경주에서 주산지는 그닥 먼 거리가 아니었기에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길가에 차를 대고는 주산지로 발걸음을 떼어놓는다.
그렇게 한참.. 숲은 가려져있던 호수 하나를 내어놓았다.
물이 말라 밑둥을 한참이나 드러낸 왕버들의 뿌리가 앙상하다.

말라죽은 동물의 희멀건 뼈마냥 삐죽 솟아난 흰 고사목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돌린다.


몽환의 물안개도, 수면을 경계로한 자연의 데칼코마니도 허락하지 않았지만, 여름의 주산지는 사색의 시간을 선물했다.

차를 돌려 주왕산 입구로 달렸다.
산을 올라야겠다.


아직 시간은 있었다. 세시간이면 충분하리라.
우선은 제1폭포까지.. 인연이 닿으면 더 가볼 수도 있으련만..
내 딛는 발걸음이 무에 그리 바쁜지 총총걸음이다.
가는 길을 잠시 베어 연화굴 오르니 쏟아지는 땀에 모기들이 뒤를 쫓는다.
다시 내려와 가는 길에 보이는 급수대는 하늘을 찌를 듯이 솟은채 전설만 풀어놓았다.


어느샌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아빠와 함께한 남매의 두런두런 이야기가 귀를 간지럽히고, 동행아닌 동행을 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잠시..  들려오는 맑은 물소리, 그리고 바위틈을 굽이굽이 흐르는 물길을 거슬러 드러난 나즈막한 폭포 하나가 시원하다.
풍경을 렌즈에 담고 싶은 욕구가 치솟았으나, 그게 또 뭐라고..
아름다운 경관이 못내 아쉬워 두 눈동자에 가득 담을 수 있는 만큼 채우고서야 길을 돌린다.
땀흘린 뒤 마시는 한잔의 물은 그 무엇보다 달다. 팔에 얼굴에 닿는 물줄기 또한 그 무엇보다 청량하였다.
돌아 내려가는 길은 주왕굴로 향하는 숲속 생태체험의 길로 방향을 정하였다.

내려가는 길, 들린 전망대는 청학과 백학의 애틋한 사랑을 전하고, 그 때문이었을까?
그 사랑의 징표라도 되는 듯 "연리지" 한쌍의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아무도 채 발견하지 못한 듯, 아무런 표시조차 없어 더욱 신비하다.
다음에 이 길을 갈 때 찾아보는 것도 또하나의 묘미이지 않을까?
사이사이 다람쥐의 교태로 눈을 즐기며 또 걸어본다.

주왕굴로 가는 길, 여전히 함께하고 있는 아이들의 감탄사가 지나치던 걸음을 돌리게 한다.
"무지개다!"
낙수와 낮아져가는 햇빛이 만나 만들어 낸 희미한 무지개!
아이의 눈이 아니었다면, 이 아름다움을 만나지 못했으리라.

곳곳이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다.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것은 나의 무지 때문..
자연이 주는 선물로 마음의 평온을 가슴에 품은채 산을 내려왔다.

산을 내려오니 기다리는 것은 사람냄새!
기다리는 이를 만나 여름날 복의 끝자락, 주왕산 백숙 한그릇과 막걸리 한잔으로 회포를 달랜다.
그렇게 둘째날 밤이 깊어가고, 지친 몸은 잠시의 여유도 없이 꿈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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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을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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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산 분화구를 굽어보다 그렇게 한참을...
매캐한 유황연기를 뒤로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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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동경 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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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6 (가나가와, 神奈川) 
: 레인보우 가와사키(れいんぽう川崎)
- 장애인복지시설, 일본은 3여년 전부터 복지정책에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중이라 한다.
    그 중 자립이라는 개념의 변화는 우리 쪽에서도 관심갖고 지켜볼 주제!!



2010-04-17 (동경, 東京)
1. 히노데(日の出)홈
- 노인복지시설로 제법 유명한 곳이라 한다.
   일하는 직원들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던 곳!


2. 오다이바(お台場) MegaWeb 도요다 자동차 테마파크
- 자동차 전시장으로 친환경전기자동차(e-com)부터 1인승 자동차까지 다양한 차들을 만날 수 있는 곳
- 우리나라의 예쁜 레이싱 모델은 기대할 수 없다. 물론 난 F1 모델을 만나 사진 한장을 찍을  수는 있었다.

























3. 아사쿠사 센쇼지(淺草寺) = 관음사

- 관음사라고도 불리는 이곳, 하지만 사찰은 내부공사 중으로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솔직히 별로 관심도 없었음.
- 늘어서 있는 가게들을 한바퀴 둘러보고 왔다.

























4. 센쇼지 복지회관
- 센쇼지를 돌다가 발견한 곳. 사회복지법인 센쇼지는 센쇼지 뒤편으로 병원까지 운영하고 있었고, 각종 상담을 해주는 센쇼지 복지회관도 같이 있었다.
- 토요일이라 직접 들어가 볼 수는 없었지만,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이런건 눈에 잘 띈다.



5. 도쿄도청
- 밤에 찾아간 도쿄도청은 도쿄시내를 볼 수 있는 전망대로 유명하다. 맑은날 후지산까지 보인다고 하던데, 찾은 날은 흐려서 멀리 볼 수는 없었다. 1000억엔을 들여서 지은 건물이라한다.




2010-04-18 (닛코, 日光)
1. 난타이산(男体山)-이로하자카(いろは坂, 48고개)
- 남자의 몸을 닮은 정도로 웅장하다하여 남체산(난타이산)이름 붙여졌다 한다. 4월의 때늦은 눈이 소복히 내려앉은 난타이산은 봄속의 겨울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무려 48개나 된다는 급커브 길을 오르 내려야 닿을 수 있는 곳.


2. 쥬우젠지코(中禪寺湖)-호수
- 난타이산을 내려가다보면 쥬우젠지코가 펼쳐진다. 칼데라호의 하나라고 하는데, 넓게 펼쳐진 호수를 바라보며 일본식 정식을 한그릇 다 비웠다.


3. 게곤노다케(華嚴の瀧)-폭포
- 쥬우젠지코로부터 내려오는 물이 닿아 떨어지는 게곤노다케는 일본 3대 폭포 중의 하나라 했다. 97미터 높이에서 떨어지는 이 폭포는 1903년 18세의 후지무라 미사오가 폭포를 보고는 巖頭之感(암두지감)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투신 자살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4. 동조궁(東照宮)
 -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유골을 안치한 궁. 그의 기다림이라는 철학을 대변하듯 귀막고, 입막고, 눈가리고 있는 원숭이의 조각을 만날 수 있다. 그외에 잠자는고양이(眠り猫) 조각이 꽤 유명하다고 하는데, 문위에 작게 조각되어 있어 놓칠뻔 했다.
그리고 용의 울음을 들을 수 있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솔직히 이건 뭐... 말을 말자.


2010-04-19 (나리타, 成田)

: 나리타산(成田山) 신쇼우지(新勝寺)
나라타에서 1박하고 귀국하기전 들린 신승사(신쇼우지). 관음사와는 또다른 진짜 절을 찾은 듯한 느낌. 본존으로 부동명왕을 모시고 있어, 사찰 곳곳에 칼을 형상화(금강저)한 그림들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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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2. 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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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즈음인 듯하다.
점점 사라지는 해를 보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역시 맨눈으로 보는 것은 안좋은 듯...
급히 셀로판지를 구하고 거기에 선글라스를 대니까 제대로 보인다.

카메라가 좋지 않아 제대로 찍지는 못했지만..
내 생에 다시 볼 수 있을까해서 남겨보는 일식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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