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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3.20 爭得梅花撲鼻香
글
爭得梅花撲鼻香
간밤, 운동삼아 초등학교 운동장을 돌고 있는데 코끝을 간지르는 꽃향기에 발걸음이 절로 멈춥니다.
무심코 지나친 발걸음을 뒤로 돌리니, 매화 한그루가 그토록 강렬한 향을 뿜어내고 있었더랬습니다.
이때 자연스레 떠오른 게송 하나,
不是一番寒徹骨 불시일번한철골
爭得梅花撲鼻香 쟁득매화박비향
한차례 뼛 속을 사무치는 추위를 겪지 않고서야
어찌 코를 찌르는 매화향기를 얻을 수 있겠는가
흔히 알려진 황벽선사의 게송입니다.
화장실 앞에 붙어 있어 늘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암송하게 되었는데요.
완연한 봄기운이 다가오는 요즘,
나에게 주어지는 화두를 한번 붙들어 봅니다.
(각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희운(希運)선사
: 9세기 경, 당나라 선승(禪僧)으로 시호는 단제(斷際)이며, 황벽(黃檗) 단제선사(斷際禪師), 황벽(黃檗)선사, 황벽희운선사 등으로 불리웁니다.
백장(百丈)선사 회해(懷海)의 법을 이은 희운선사는 이후 《황벽산단제선사 전심법요(傳心法要)》를 남겼으며, 육조 혜능에서 이어지는 맥을 잇고 있습니다.
게송은 몇몇 단어의 어순이 다르거나 하여 정확한 원문을 찾기는 어렵네요.
또한 여러분이 이 게송을 인용하였는지 언제 어디서 나오는 표현인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게송을 소개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逈脫塵勞事非常 (형탈진로사비상) // 또는 塵勞(진로)와 逈脫(형탈)의 순서가 바뀌기도 한다.
緊把繩頭做一場 (긴파승두주일장)
不是一番寒徹骨 (불시일번한철골)
爭得梅花撲鼻香 (쟁득매화박비향)
번뇌를 멀리 벗어나는 것이 예삿일이 아니니
마음의 고삐를 단단히 잡고 한바탕 공부할 지어다.
한차례 뼛 속을 사무치는 추위를 겪지 않고서야
어찌 코를 찌르는 매화향기를 얻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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