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 거부

David Robertson(2004)의 저서 「A DICTIONARY OF HUMAN RIGHTS」를 통해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p.44부터 p.45걸쳐 정의된 양심적 병역거부(Conscientious objection)에는 몇가지 생각해봐야할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이하 이탤릭은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우선 인권을 얘기함에 있어 대전제 하나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인권적 사고에서는 국가의 합법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한 개인의 권리가 우선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책에서는 원칙적으로는 어떤 법이라도 지키기를 양심적으로 반대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법적인 지지를 받는다는 사실과는 별개입니다. 인권과 법의 차이라고 볼 지점입니다. 법은 사회적 합의이자 약속입니다. 사회적 합의가 된다면 법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것으로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때문에 양심에 따른 거부는 바람직하다 아니다와 같은 가치적 개념에서는 허용될 수 있을 지라도 옳다 그르다라는 윤리적, 규범적 개념에서는 현재로써는 수용할 수 없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이 중 양심적 병역거부는 이제 우리나라의 법에서 이를 인정하는 쪽으로 다루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한편 일부에서는 양심[각주:1]이라는 표현에 강한 거부감을 가집니다. 그래서 나도 내 양심에 반하기 때문에 세금을 납부할 수 없다와 같은 주장을 펼치기도 합니다. 맞습니다. 양심에 반한다면 거부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에 따른 법적 책임과는 별개입니다. 

최근 안락사나 그 반대로 어떤 형태의 치료를 종교적인 이유로 거부하는 것 등과 같이 양심에 의한 거부는 점차 논의해야할 부분들이 늘어가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양심적 병역거부도 같은 맥락에서 보아주었으면 합니다.


그럼 이러한 양심적 병역거부가 왜 국제적으로 대두되게 되는가와 우리나라에서는 왜 이토록 논란이 되는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대 사회로 접으들면서 전쟁에서 일지라도 살인은 정당성의 경계에 있다는 인식이 보편적입니다. 국제법상의 경향에서도 자신의 행동이 합법적임을 확실히 하는 것에 대한 개인의 책무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양심적 병역거부도 가능해집니다. 단, 이러한 추세는 전문 직업군인이라는 모병제에 근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징병제이라는 특수성에서는 그 적용에 논란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두 가지를 분리해서 생각해야합니다.

첫째, 양심적 병역거부를 할 수 있다.

인권적 관점에서 이는 대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는 모두에게 적용가능해야합니다. 징병제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상황하에서라 할지라도 종교적 이유 뿐만 아니라 비종교적 이유에서도 거부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런 양심에 대한 입증 책임을 개인에게 강요하지 않아야 합니다.


둘째, 병역에 상응하는 공공 서비스에 대한 대체복무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병역의 의무를 다하는 것과 상응하는 수준의 대체복무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때 대다수가 대체복무를 선택한다면 국방부는 심각한 인력문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완벽한 모병제가 아니라면 이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이는 국가와 우리 사회가 감내해야할 부분입니다.



인권이 초법적이냐라고 묻는다면 그렇진 않습니다. 하지만 인권의 가치는 법률의 발전보다 앞섭니다. 때문에 인권은 법률을 이끕니다. 한편 그것을 법으로 만들고 함께 지키자고 약속하는 것은 그 사회의 구성원입니다. 해당 가치에 동의하면 법을 만들면 되고, 반대하면 법을 만들지 않으면 됩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의견을 가진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 장을 열어놓는 것이 우리사회가 나아가야할 길일 것입니다.



※ 위키피디아를 통해 더많은 다른 이야기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ko.wikipedia.org/wiki/양심적_병역_거부


  1. 양심 conscience 양심적 병역거부를 표현할 때의 양심은 영어 conscience입니다. 이는 'The moral sense of right and wrong, chiefly as it affects one's own behaviour : 주로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올바르고 그른 것에 대한 도덕적 지각' 즉 주관적인 개념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양심은 '도덕적으로 옳은 것'이라는 뉘앙스를 내포하고 있어 객관적 개념이라는 인식이 더 큽니다. 이러한 해석의 차이가 양심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논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예를들어 병역거부가 양심적이라면 병역을 이행하는 것은 비양심적이되는 것인가라는 논란도 이러한 차이 때문에 생기는 오해입니다. 한편 이에 대해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는 헌법이 보호하려는 양심은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는 자신의 인격적인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96헌가11) [출처] https://namu.wiki/w/양심적 병역거부/논란 참조 [본문으로]